-전쟁 특수 노리고 26조 원 담합 의혹 정유사 감찰 기소

국내 4대 정유사를 둘러싼 대규모 유가 담합 의혹이 검찰 기소로 이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을 틈타 공급가격을 사실상 함께 끌어올려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국내 석유시장의 공정경쟁 질서와 소비자 신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HD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를 가격 담합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두 회사가 경쟁사와 공급가격 정보를 공유하며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 역시 직접 담합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지만, 가격 상승 흐름에 편승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시장 전체에 미친 경제적 영향이 약 26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 도시인 여수에는 대형 정유시설이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유사는 여수에 있는데 왜 여수 기름값은 싸지 않느냐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기소는 그 의문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담합 근절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강조한 가운데 나온 첫 대형 정유업계 형사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올해 2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담합을 "반시장적 행위", "국민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 존재"라고 규정하며 "담합 이득을 훨씬 넘어서는 무거운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복적으로 담합을 저지르는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 퇴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놓았다.
이번 사건은 기업 몇 곳의 형사재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마다 국내 기름값이 더 빠르게 오르고, 내릴 때는 더디게 떨어진다는 국민들의 오랜 의혹이 사실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아울러 정유사의 가격 결정 구조와 주유소 공급 체계, 시장 감시 시스템 전반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국민이 전쟁과 고물가로 고통을 겪던 시기에 일부 기업이 이를 이익 확대의 기회로 삼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단순한 담합을 넘어 시장 질서를 훼손한 중대한 배신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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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란 기자
국민 주머니 털어 배불린 정유사...정부, '담합과의 전쟁' 첫 시험대
-전쟁 특수 노리고 26조 원 담합 의혹 정유사 감찰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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