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손대지 못한 채 시간이 쌓일수록 가치만 높아지는 땅

돌산을 지나다 보면 시선이 멈추는 곳이 있다. 무술목 해수욕장 건너편, 바다와 맞닿은 그 땅이다. 처음 보는 이들은 잠시 고개를 갸웃한다. 바다인가 싶다가도, 분명 땅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완전히 육지라 부르기도 어색하다.
바다도, 땅도 아닌 애매한 공간. 그곳은 그렇게 오랜 시간,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무술목 매립지는 1960년대 매립 허가 이후, 소유권과 목적이 바뀌는 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공간이다. 한때는 개발의 기대를 품었고, 또 한편으로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바닷물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물을 퍼내 매립이 완료된 것처럼 처리됐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며, 이곳은 ‘완성된 땅’이 아닌 ‘설명되지 않은 땅’으로 남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이 땅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개발은 멈춰 있고, 복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매립 허가 이후 60년, 그 사이에서 40년이라는 시간이 멈췄다. 방치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계획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상태. 무술목은 그렇게 ‘멈춘 풍경’이 됐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떠오른다.이 긴 시간 동안, 이 땅은 누구를 위해 존재해왔는가.
공유수면이었던 바다가 개인 소유의 매립지로 바뀌고, 다시 수십 년간 아무 활용 없이 남아 있는 현실을 두고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특정 주체에게 장기간의 이익을 보장하는 구조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마치 누구도 손대지 못한 채 시간이 쌓일수록 가치만 높아지는 땅.그 모습은 일부 시민들에게 ‘현대판 봉이 김선달 같은 상황은 아닌가’라는 씁쓸한 상상까지 불러온다.
물론 이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오랜 방치와 불투명한 과정이 만들어낸 질문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무술목은 계속해서 ‘설명되지 않은 땅’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사유지일 수 있지만,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바다에 가깝다. 공공과 사유의 경계가 흐릿한 채,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시간이 이어졌다.
그래서 무술목은 단순한 매립지가 아니다. 여수가 바다를 어떻게 다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 묻는 상징 같은 공간이다.
개발을 하든, 그대로 두든, 혹은 다시 자연으로 돌리든 그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이 땅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일이다.
돌산을 지날 때마다 그 풍경은 다시 눈에 들어온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장 중요한 질문이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저 땅은 누구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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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란 기자
[기자 칼럼]60년을 품고도 멈춘 땅, 무술목 ... ‘공공인가 사유인가’ 답 못 낸 여수
-누구도 손대지 못한 채 시간이 쌓일수록 가치만 높아지는 땅
ysib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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