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대학교여수캠퍼스 통합 20년. 지역사회에서는 이제 더 이상 ‘상생’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내지 않는다. 오히려 ‘통합이 아니라 흡수였다’는 냉소와 상실감이 깊게 번지고 있다.
20년 전 여수대학교와 전남대학교의 통합은 지역 균형발전과 동부권 고등교육 강화를 내세우며 추진됐다. 당시 지역민들은간판 교체가 아니라, 한의대 설립과 대학병원 유치, 의료·바이오 분야 확장 등을 통한 동부권 거점 국립대 도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남은 것은 무엇인가.
한의대는 결국 무산됐고, 대학병원 역시 들어서지 못했다. 의료·바이오 계열 확대도 사실상 멈춰 섰다. 지역민 입장에서는 ‘여수는 내주고 얻은 것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통합 이후 여수캠퍼스는 눈에 띄게 축소됐다. 단과대는 줄었고 재학생 수도 급감했다. 대학은 살아남았지만 캠퍼스는 점점 왜소해졌다. 지역 상권과 청년 인구, 도시 활력까지 함께 빠져나갔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캠퍼스의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점이다.
여수캠퍼스는 오랫동안 ‘왜 여수에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산·해양 특화라는 방향도 최근에서야 다시 언급되고 있지만, 이미 지역사회 신뢰는 크게 흔들린 상태다.
AI와 탄소중립, 해양바이오, 이차전지, 스마트 산단 등 미래 산업이 급변하는 동안 대학은 지역 산업 변화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다. 여수국가산단이 산업 대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도 대학은 미래 인재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학의 위축은 곧 청년 유출로 이어지고, 청년 유출은 지역 소비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연결된다. 결국 도시 자체의 쇠퇴로 이어진다.
여기에 광주 중심 체계는 더욱 공고해졌다. 예산과 인사, 주요 정책 결정 권한이 광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통합이라기보다 사실상 흡수였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 사이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 대응 역시 충분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의대와 대학병원, 국책사업 유치 문제에서 장기적 전략과 정치적 결집이 부족했고, 결국 여수캠퍼스 문제는 반복적으로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자칫하면 교육·의료·산업 인프라까지 광주로 집중되면서 여수를 비롯한 동부권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최근 전남대 측이 수산·해양 특화 캠퍼스 육성과 전남대병원 동부권 분원 구상을 다시 내놓았지만, 지역사회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선언과 비전만으로는 더 이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전남대 여수 캠퍼스의 문제는 동부권 균형발전과 지방도시 생존 전략의 시험대이자, 지방 소멸 시대 대한민국 지역 정책의 민낯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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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란 기자
통합 20년...사라진 여수대 무너진 약속, 추락은 예고된 결과였나
전남대학교여수캠퍼스 통합 20년. 지역사회에서는 이제 더 이상 ‘상생’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내지 않는다. 오히려 ‘통합이 아니라 흡수였다’는 냉소와 상실감이 깊게 번지고 있다.2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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