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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국가폭력 피해에 ‘항소 포기’로 응답한 정부… 여순사건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

by yeosuilbo 2025. 10. 2.

-여순사건, 회복의 기회 또한 동등하게 주어져야 

▲최향란 기자


법무부가 대한청소년개척단(일명 ‘서산개척단’) 피해자 109명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면서, 또 하나의 역사적 사과와 책임이 이뤄졌다.

이번 결정은 1960년대 초, 정부 주도로 이뤄진 강제수용·강제노역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공식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존엄성 회복과 신속한 권리구제를 약속한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대한청소년개척단 사건은 1961년경 보건사회부 주도로 진행된 사회정화정책의 일환이었다.

전국의 고아, 부랑인 등 1,700여 명을 충남 서산군으로 강제 이주시켜 수용소처럼 통제하고, 폐염전 부지를 농경지로 개간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폭행, 강제노역, 감금, 인권침해가 만연했다.

올해 초,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법무부는 “피해자들의 오랜 고통을 치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항소를 포기했다. 이번이 두 번째 항소 포기 결정이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피해자들의 존엄성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이번 항소 포기를 통해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법적 절차를 넘어서 국가폭력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자세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산개척단 사건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고통 속에 살아온 또 다른 국가폭력의 상처가 있다. 바로 여순사건(1948년)이다.

여순사건은 해방 이후 혼란한 정치·사회적 배경 속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수천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재판 없이 처형되거나 강제 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자행되었다.

최근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과 일부 재심 무죄 판결 등으로 진실 규명이 시작되고는 있지만, 피해자와 유족 다수는 여전히 공식 사과와 실질적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있다.

법무부가 서산개척단 피해자들에게 항소하지 않고 손을 내민 것처럼, 여순사건을 비롯한 다른 국가폭력 피해 사건에도 이제는 피해자의 시선에서 국가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

국가가 지난날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고 그에 응당한 책임을 다할 때비로소 진정한 국민통합과 정의의 회복이 이뤄질 수 있으며 이번에 법무부가 항소를 포기한 것은 절차적 선택이 아닌 국가가 자기 역사 앞에 책임지는 방식의 하나다.

서산개척단 사건은 60년이 넘은 과거사이지만, 그 고통은 현재를 살아가는 피해자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여순사건 역시 마찬가지다.오랜 침묵이 고통을 더 깊게 만들었고, 책임 회피는 피해자들의 삶을 지우는 또 다른 폭력이었다.

이제는 정부가 먼저 그들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여순사건 피해자들의 고통의 무게가 다르지 않으며 회복의 기회 또한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서산개척단 사건을 둘러싼 국가의 항소 포기 결정은 “더 늦기 전에 책임지겠다”는 국가의 작은 용기다.여순사건 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도 이제는 그 같은 ‘책임의 시간’이 다가와야 하고 역사는 기억하지 않는 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최향란 기자

 

[기자칼럼]국가폭력 피해에 ‘항소 포기’로 응답한 정부… 여순사건 이제는 응답해야 할 때

-여순사건, 회복의 기회 또한 동등하게 주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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