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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만취 상태로 택시 탈취 몰아도 구속은 없다?...사법 신뢰 무너진다

by yeosuilbo 2026. 1. 23.

-공직자에게 유독 관대한 사법 잣대, 시민은 납득할 수 있나


도심 한복판에서 만취 상태로 혼미한 채 택시 기사를 폭행 후 탈취하여 운전하다 긴급체포됐던 순천시청소속 모 과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기각 사유로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주거가 일정한 점 ▲피해자와의 합의 ▲2차 사고가 없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 결정이 과연 시민의 상식과 안전 감각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거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자가용도 아닌 ‘영업용 택시’를 무단으로 운전했다는 점, 그리고 만취 상태에서 도심을 주행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중대한 공공 위험 행위다. 결과적으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것은 단지 ‘운이 좋았던 결과’이지, 행위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은 ‘평소 성실한 공직 수행’과 ‘세간의 평판’이 구속 여부 판단의 주요 고려 요소로 언급됐다는 점이다. 공직자의 평판은 범죄 성립이나 공공 위험성 판단과 어떤 직접적 연관이 있는가. 오히려 공직자라면 일반 시민보다 훨씬 높은 윤리 기준과 책임이 요구되는 것 아닌가라는 반문이 나온다.

만약 동일한 상황에서 일반 시민이, 그것도 전과나 사회적 지위가 없는 사람이 만취 상태로 택시를 운전하다 적발됐다면 과연 같은 판단이 내려졌을까. 시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 ‘공직자는 관대하고, 시민은 엄격하다’는 인식이 굳어질수록 사법 신뢰는 무너진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여수시를 포함한 전남 동부권 전반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그동안 음주운전, 성비위, 이해충돌 논란 등에 연루된 일부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형사 책임과 별개로 비교적 가벼운 징계나 관대한 사법 판단을 받아왔다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공직 사회는 스스로에게 너그럽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음주운전은 이미 ‘실수’나 ‘관행’의 영역을 넘어선 중대 범죄로 인식되고 있다.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도 음주운전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에 준하는 사안으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만취 상태로 택시를 운전한 사건에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결정은 시대 인식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구속영장 기각이 곧 무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 하나하나는 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이번 결정이 공직자는 이 정도 위험을 저질러도 신병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로 읽히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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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란 기자

 

만취 상태로 택시 탈취 몰아도 구속은 없다?...사법 신뢰 무너진다

-공직자에게 유독 관대한 사법 잣대, 시민은 납득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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